일본어의 반말, 존댓말은 우리나라와 쓰임이 조금 다르다.
아니 이 자식이 오늘은 또 어떤 괘변을 늘어 놓으려나 하며 두근거리고 계신분들 있으시죠? (아님 말고~)
눈치가 빠르신 분은 아시겠지만 일본 드라마를 보면 아그들이 선생님한테 반말을 하거나, 며느리가 시어머니한테 반말을 하거나, 누가봐도 나이가 어린놈이 아저씨나 할아버지한테 반말을 하는 경우를 많이 보셨을겁니다.
‘이런 싸가지’ 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겠지만 일본에선 꼭 그렇다고 하기도 뭣합니다.
참고로 존댓말은
반말은
싸가지는
-(tsu발음 주의)
タメ: 동갑 혹은 지위 등이 대등한 관계
無礼な: 무례한
やつ: 자식•녀석
정도가 되겠네요.
일본에서 생활을 하고 있는 우리나라 사람들은 한번 쯤 경험하셨으리라 생각합니다만 의외로 초면에 반말로 다가오는 사람들이 많아서
‘이 자식이 날 무시하나?’
하고 생각을 하게 되는 일이 종종 있습니다.
물론, 회사에 관련된 사람이나 거래처 등, 일로 엮인 관계라면 거의 99% 존댓말을 쓰지만, 파티나 술집 등에서 친구들 소개로 만나게 되는 사람들 상당수는 아마 반말로 말을 걸어 올겁니다.
여기서 일본의 반말, 존댓말이 쓰임이 틀리구나 하는 것을 알 수 있을텐데, 일본어의 경우 ‘친근한말’, ‘친근하지 않은 말’ 로도 구분을 지을 수가 있습니다.
우리나라 같은 경우에는 자기가 좋아하는 후배가
“선배님 멋져요~”
“오빠는 참 재미있는 분이세요”
등등, 계속 존댓말 써주면 날 존경해 주는 것 같아서 마냥 좋고 그렇죠?
그런데 일본에선 후배가 서로 알고 지낸지 꽤 됐는데도 계속 존댓말로 말을 건다…
이건 무슨 뜻이냐하면
‘당신하곤 친해지고 싶지않으니 좀 거리를 두겠사와요’
라는 뜻이 될 수도 있다는거죠. 므흣.
주의: 남녀간의 관계에 한정됩니다. 동성간의 학교 선후배간은 우리나라처럼 엄격하게 따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선후배 관계가 아니라면 동성간에 나이차이가 있더라도 금새 반말 찍찍 하곤 합니다.
심지어는 만약 자식이
“母さん(카아상)!お金貸して(오카네카시떼)!
“엄마! 돈 좀 빌려줘!”
이러면 엄마가
“お金なんて(오카네난떼)ありません(아리마셍)!”
“돈 같은거 없습니다!”
이렇게 존댓말을 씀으로 해서 자식과 거리를 두며 더 완강한 느낌으로 거절하기도 합니다.
반대로 말하자면 반말로 말을 걸어 온다는 것은 친근감의 표시.
(가끔은 원래 싸가지가 없어서 그런 애들도 있습니다. 어떻게 구분하냐구요? 하는 짓 보고.)
특히 일본은 친구사이에선 나이로 서열을 가리거나 하는 일은 거의 없기 때문에 서로 나이차이가 좀 나더라도 반말은 물론이거니와 이름이나 애칭으로 막 부르고 그럽니다.
제 친구중에도 10살은 어린놈이 “이룬~ 오늘 뭐해?” 막 이러는 녀석도 있다죠.
(이름을 막 부르는 경우는 呼び捨て(요비스테:경칭을 붙이지 않고 이름을 막 부름.)라고 해서 예의에 어긋나기 쉬우니 초보자는 요주의! 이름 뒤에 さん(상)이나 くん(군)을 붙여주는게 좋음. さん、くん、ちゃん(쨩)은 어떻게 구분해서 쓰는지는 다음 시간에!)
결국은 선생님과 제자 사이라도, 사위와 장모님 사이라도 서로 사이가 좋고 친해지면 반말로 얘기할 수 있다는거.
그러니 일본에서 파티 갔는데 초면에 반말로 말 걸어온다고 열받아 쌈박질 하지 마시고 일본의 문화라고 생각하고 잘 이해해 주시길!
추신:언어라는 것은 굉장히 주관적이기 때문에 사용하는 사람이나 상황, 그리고 지역에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전반적으로 그런 경향이 있다는 것이니 극단적으로 해석하는 일 없으시길 바라겠사와요.